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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키는 신들

상세설명

안동지방의 일반가정에서 믿고 있는 신앙들로는 삼신바가치, 용단지, 성주, 조왕, 칠성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삼신바가치와 용단지가 두드러진 존재다. 삼신바가치는 보통 안방의 북쪽 또는 구석에 있는 시렁위에 모시고 있다. 바가지 속에 곡식(쌀, 보리)이나 옷감(무명, 명주, 노산이라고 하는 삼베의 일종인 비자치) 등을 넣어 창호지로 덮어서 끈이나 타래실(명주)또는 새끼로 묶어 둔다. 바가지 대신에 옹기단지나 플라스틱단지를 사용하여 ′삼신단지′라고도 하며, 버들고리에 흰명주로 만든 치마와 저고리를 개어 넣기도 한다. 바가지 안의 곡식은 봄과 가을에 햇보리와 햅쌀로 갈아 넣고, 이 곡식으로는 밥을 지어서 식구들끼리만 나누어 먹는다. 옷감일 때에는 점을 친 다음 무당의 지시를 따라서 바꾸며, 그 옷감으로는 크기에 따라 할머니의 저고리를 만들거나, 웃소매로 달아 입는다.
삼신은 일반적으로 여성신으로서, ′삼신할매′라고 불리워지고 있으나, ′증조할매′라고 하는 곳도 있다. 삼신에게는 아들 낳기를 바랄 때, 아기를 쉽게 낳아주기 바랄 때, 산모의 빠른 회복을 바랄 때, 또 낳은 아기를 잘 자라게 해달라고 빈다. 그래서 삼일, 칠일, 두이레, 세이레에 정화수와 미역국, 밥 한 그릇씩을 바친다. 삼신이 3명이라고 3그릇을 차리는 곳도 있다. 또 삼칠일까지에는 미역국을 육칠일과 칠칠일에는 정화수를, 백일과 돌에는 떡, 밥, 미역국 등을 아침밥 먹기전에 바치고 빈다. 그러나 아기가 10살까지 돌보아 준다고하여 생일날마다 모시는 곳도 있다. 이러한 삼신은 안방에 바가지 등을 모셔 놓지 않더라고 ′건궁삼신′이라고하여 삼신이 있는 것으로 여기고 음식을 차려 모신다. 이러한 삼신신앙은 아기를 점지해주고, 잘 보살펴 주는 존재로서, 조상을 숭배하는 여성중심의 신앙이라 하겠다.
용단지는 보통 축담의 뒤곁이나, 곳간, 고방:마루, 부엌위 다락, 부뚜막 등의 구석 또는 안방 농위에 모시는 옹기 단지를 말한다. 모시는 위치가 집모양에 따라서 일정하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모시고 있다. 용단지에는 가을에 쌀을, 봄에는 보리쌀을 그대로 넣거나, 쪄서 갈아 넣으며 쌀을 넣고 매년 새것으로 갈기도 하며, 그밖에 콩이나 벼나락을 넣고 매년 갈기도 한다. 용단지 안의 것을 갈아 넣을 때도 햅쌀밥을하여 바치나, 정화수 한 그릇만 떠놓는 곳도 있다. 그밖에 동지때에는 팥죽 한 그릇을, 정월 보름에는 찰밥을 떠놓기도 한다. 용단지에는 곡식이 한두말에서 한가마까지 들어 갈수 있는 크기로써, 집집마다 다르며, 때에 따라 2개를 모시기도 한다. 집안에 사고가 생겼을 때 점쟁이의 말에 의해서 꺼칠용단지와 쌀용단지를 모시는 수가 있다고 한다. 또한 한 개는 원래 있는 용신을 모신 것이며, 다른 하나는 어릴 때 팔고 난 뒤 작은 단지에 용을 모시는 경우도 있다.
한편 아버지 용단지 를 아들 용단지로 바꾸기도 한다. 용단지를 모시는 것은 재수가 좋고, 농사가 잘 되게 해달라는 것으로서, 특히 또 논에 물이 마르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 한다. 특히 모심기 할 때 용단지에 쪄서 넣었던 쌀로 밥을 지어서 큰 그릇에 떠 식구수대로 수저를 걸치고 그것을 용단지 위에 놓았다가 품앗이꾼들과 같이 나누어 먹는 것도 바로 농사와 관계되는 신앙임을 알수 있게 해준다. 성주는 성조라고도하여 용각마루에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문위의 기둥위에나 마루가 없을때에는 부엌 천정 대들보가 보이는 곳에 모신다.
보통 성주는 창호지 온장을 접어서 실로 맨 형태이지만, 봉새기에 모시기도하여 ′성주봉새기′라고도 한다. 성주는 집안에서 제일 어른으로 모시고 있으며 증조할매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성주가 없으면 웃대의 조상이 건궁돌아다닌다고하여 반드시 모시고 있다. 성주는 그집의 상량일을 성일로 삼고 있다. 상량일에 무당이나 할아버지가 접어서 매단다. 그리고 상량일이 되면 매년 음식을 차려 놓는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집마다 달라 10월이나 12월에 점장이한테 날을 받거나 생기가 맞는 날을 택해서 고사를 지낸다. 점장이를 불러와 고사를 지낼 때에는 성주 앞에 차린 음식상 앞에 점장이가 앉아서 경을 읽을 때 대주와 부인이 성의대로 절을 한다. 대주 즉 가장의 끝나이가 1, 3, 7, 9살이 될 때 새 성주를 헌성주 위에 덧붙여 새로 돋우며, 집안의 한 세대가 지났을 때 성주의 운이 나갔을 때, 이사갈 때, 집을 증수하거나 새로 지었을 때에는 헌성주를 떼고 새로 갈아 모셔 들인다.

성주의 운이 나갔을 때에는 무당을 불러 옷을 입힌다고 하며, 새로 갈아들인 때에는 헌성주를 동구밖 산 나무에 매달아 두고, 새로운 성주를 홍두깨에 달아 세웠다가 모신다. 집을 새로 지을 경우에는 상량올릴 때에 상량에 매달아 두었다가 집을 준공한 다음 방위에 맞추어 매단다. 성주는 저녁에 기름종지에 불을 밝혀 가장이 직접 들인다. 그밖에 식구들이 어려움에 처했을때나 설날, 정월 보름날, 추석날, 동짓날에는 아침 먹기 전에 음식을 차려 놓고 빈다. 그리고 기제사를 지내거나 새로운 음식을 했을 때에는 음복하기 전이나 미리 성주에게 차려놓기도 한다.
조왕은 부엌에 모시는 신으로 어떤 모양으로 나태내 보이고 있지 않는 건궁조왕으로 모시고 있다. 안택 고사를 지낼 때에 점장이나 무당이 와서 성주에게 먼저 독경을 한 다음 솥뚜껑을 뒤집어서 백지를 깔고 음식을 차리고 경을 읽는 것으로 그치고 있다. 특히 부인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원을 비는 대상으로서 모셔지고 있지만 막연한 관념적인 신으로서만 남아 있다고 하겠다. 칠성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믿어지고 있는데, 뒷곁이나 장독대 한쪽에 자연석 1개로 단을 만들고, 그위에 정화수 한 그릇을 떠넣도록 되어있다. 집안에 사고가 났거나 우환이 일어났을때 점장이의 말에 따라 모시기 시작한다. 모시는 날은 일정하지 않으나 자가 붙은 날을 택해서 치성을 올리며, 바치는 음식으로는 술과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비손은 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축원만 하며, 축원이 끝난 뒤 소지를 올린다. 이러한 가정신앙을 통해서 부녀자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집과,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있는 장소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것은 곧 사람이 사는 곳이 바로 신성한 신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한데서 우러나온 것이다. 이렇게 신들과 함께 살면서 내가족, 내가정을 무사히 꾸려나가려는 부녀자들의 소박한 염원이 담뿍 담긴 것이 가정신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