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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에 관한 풍속

상세설명

자원설명

아침 일찍 설빔으로 갈아 입고 술상을 차려서 어른들에게 세배드리고, 조상께 차례를 지낸다. 4대까지의 조상상을 차리고, 또 음식을 갖추어서 성주에게 바치고 주부가 비손하기도 한다. 종가에서는 아침 차례를 지낸 자손들이 모여 점심 때 사당에서 차례를 올린다. 세배 손님들에게는 일일이 술과 강정, 묵, 식혜 등을 안주로 세찬을 대접한다. ′설은 질어야 되고, 보름은 말라야 된다′고 하여, 설에는 눈, 비가 와야 풍년이 들고, 보름날은 날씨가 맑아야 풍년이 든다고 한다.
첫쥐날에 ′쥐조댕 찧자′고 외우면서 방아를 찧으며, 첫소날 해뜨기 전에는 칼질을 하지 않고, 종일 연장질도 안하며, 콩을 볶아 먹거나 소연장을 안만지고 소를 잘 먹인다. 첫 용날에도 오곡이나 콩을 볶아 먹거나 용대가리를 찧을까봐 디딜방아를 찧지 않는다. 뱀 날 뱀시가 되면 뱀의 형상을 만들어서 밖으로쳐 내기도 하며, 닭날에는 닭띠인 사람이 닭장문을 열면 닭이 안된다고 한다. 14일에 콩을 볶아서 방 네구석에 놓는데, 벌레가 끼지 말라는 의미이며, 15일 아침에 찰밥을 해서 먹고, 또 콩을 볶아 먹는다. 또 16일 귀신 닭이 날에도 콩을 볶아 먹는다. 정초의 이와같은 행사는 농사가 잘되기를 비는 마음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지만, 나쁜 것은 쫓는 행사로서의 의미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
14일 아침에 퇴비더미 위에다 끝에 수수깡을 꽂은 장대를 세운다. 그리고 수수깡에는 꼬챙이에 꽂아 만든 양대콩을 꽂아서 마치 콩농사가 잘된 모양을 해 놓는다. 작은 꼬챙이들을 많이 꽂아서 보리이삭의 모양을 해 놓기도 한다. 그리고 밤에 아이들이 장대로 두들겨 타작하는 흉내를 내며 부순다. 부서진 파편은 모아서 태우고 그 재는 도토리 껍질이나 달걀 껍질로 말질을 하는 시늉을 하며 변소에 넣는다. 이날은 곡식날이라고하여 오곡을 볶아 방 귀퉁이에 뿌리면 가축에 벌레가 생기지 않으며, 이것을 주워 먹으면 방에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보름날 눈을 뜨자 마자 부스럼을 깬다고 하여 밤을 깨물고 아침에는 밤, 대추, 팥을 넣은 찰밥(오곡밥)을 해서 먹으며 검정 나물을 먹어야 한다고 김, 취나물, 콩나물, 무나물 등을 먹는다. 그리고 귀밝기술이라고 하여 찬술을 마신다. 아침에 찰밥을 성주에게 차려놓고 모시는데, 이때 성주께 바쳤던 술을 귀밝기술이라고 하여 마신다.
아침 식사 뒤 오곡밥과 나물을 소에게 주어, 나물을 먹으면 흉년이 들고 밥을 먹으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집에서 기르는 개에게는 달이 뜰때까지 아무것도 먹이지 않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름에 개가 비계 먹는다고 하며, 또 파리가 많이 꾀고 여위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이날 바느질하면 생안손을 앓는다고하여 일을 하지 않고 놀며, 저녁에는 아이들이 깡통에 불을 넣어 돌리면서 높은 데에서 달맞이를 한다. 달을 남보다 미리 보고 절을 하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특히 처녀 총각들이 혼인이 이루어지기를 빈다. 또 이날 맨발로 나가면 콩나무 구루터기를 밟게 된다고 하며, 찬물을 미리 먹으면 여름에 소나기를 맞는다고 한다. 그리고 묵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안 먹으며, 찰밥에 놓은 콩을 미리 먹으면 꿩알을 줍는다고 한다. 16일은 귀신닭이날이라고 하며, 찰밥을 용단지에 바친다

이날 밤 대문을 닫고 귀신을 쫓기 위해 밖에 채를 걸어 놓는다. 또 닭귀신이 나와 아이들 신을 가져가면 잡혀 간다고 하여 저녁에 신을 감추거나 엎어 놓는다. 그리고 문밖에 개똥, 소똥, 말똥을 쌓아 불을 피워 놓는다. 이날 밤 자기의 달 그림자에서 몸의 일부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 해에 죽는다고 한다. 이날 목화씨를 태워서 해충이 집안에 끼지 않도록 빌기도 하고 두더지가 다니는 길목에 방아공이를 거꾸로 세워 넘어뜨리면 그 소리에 놀라 달아 난다고 하며 길목에 신나무를 꽂아 놓으면 두더지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또 멍구부채를 밭 4귀퉁이에 꽂아 놓으면 두더지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2월 초하룻날은 영등날이라고하여 영등할머니에게 음식을 마련하고, 정화수를 떠나 담위에 놓고 바람 때문에 곡물이 해를 입지 않도록 빈다. 그리고 이와함께 집안의 태평을 빌면서 식구 수대로 소지를 올린다. 영등할머니는 초하루에 내려와서 20일에 올라가는데, 초하룻날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오고, 비가 오면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바람이 부는 것은 딸의 치마가 펄럭여서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며, 비가 오는 것은 며느리를 비에 맞혀 밉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때 바람이 불면 한해 농사가 흉년이 들며,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이날 일손을 쉬고 행동을 삼가며, 상소리를 입에 담지 않는다. 해마다 초복날 떡을 해서 가장 큰 논밭에 갖다가 놓고 절을 하거나, 참외밭에 국수를 해다 놓는다. 또 껍질을 벗긴 삼나무나 긴 장대를 논에 꽂아 나락이 무성하게 자라기를 빈다. 중복에는 수제비와 떡을 해서 논뚝 깨끗한 곳에 갖다 놓는다. 그리고 말복에도 수제비를 만들어 참외밭에 놓기도 한다.

나락을 거둔 다음에는 손고사라고하여 집에서 고사를 지내고, 집에서 모시는 단지의 곡식을 갈아 넣는다. 그리고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서 성주와 삼신에게 올리고 문과 벽에 뿌려 잡귀를 쫓는다. 동지가 초순에 들면 애기동지, 하순에 들면 구동지라고 하며, 애기 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고 한다. 애기동지가 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구동지가 들면 흉년이 든다고도 한다. 이상과 같은 농경에서 다음과 같은 자세를 엿볼수 있다. 첫째 농사에 대한 축원과 준비, 둘째 새봄을 맞이하는데 따른 근신 셋째, 나쁜 것을 물리치려는 예방 넷째, 농작물이 잘 되기를 바라는 행위 다섯째, 농사에 대한 추수감사의 행위 등이다. 이것은 모두 자연에 순응하면서 농업을 기반으로 한 생활에서 우러나는 소박한 풍속들로서 시대가 바뀜에 따라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그와 함께 우리 조상의 생활의 멋도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